이민자 (1) 썸네일형 리스트형 [ 등 위의 잠 ] 2024. 6. 15. 호박 동현이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은 평범한 사춘기 소년의 고민과는 다르다. 이질적인 이방인으로서 겪는 소외감이 근원에 있기 때문이다. 주위는 온통 노란 머리에 파란 눈인데, 거울만 보면 남과 다른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가 보인다. 김밥 김도 쳐다보고 싶지 않던 ‘라이스보이’에게 “한국인은 밥심”을 외치는 엄마 소영은 그 애정만큼이나 자신의 정상성을 위협하는 존재다.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엇나가는 아들에 속이 상해 정처없이 걸어 숲으로 끝없이 들어가던 소영의 작은 뒷모습도, 소중한 엄마에게 화를 내고 울면서 철조망 다리를 지나 학교에 가던 동현의 옆모습도 둘 중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문화와 인종의 경계에서 소속감을 잃은 이민 2세대 아동의 긴장과 불안은 자신의 뿌리가 되는 문화를 부정하고 편입되려.. 이전 1 다음